![]() 그런데, 다 좋지만, 실은…… 삽화가 네임펜으로 대충 끄적거려 놓은 것 같은 거. (표지에서 눈치챘어야 하는건데) 쳇. 고래가 잔뜩 나오는 고래그림 페이지만 마음에 들었다. 책 가격은 20% 할인받고 6,000원.총점은 별…… 2,296.14km 정도? 역시 앨범 Gling-Glo에 수록된 곡으로 10번트랙이다. 가사가 간단하길래 골랐더니 뭔가 미묘한 문제가……. (汗)
후미코의 발<1> 후미코의 발<2> 후미코의 발<3> 에 이어집니다.
그후 저는 거의 매일 인쿄의 집에 드나들었습니다. 학교에 있어도 후미코의 발이 시종 눈에 아른거려 일이 전혀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인쿄 집에 가서 부탁받은 일에 정성을 쏟는 것도 아니었고, 그림은 그저 적당히 둘러대고 후미코의 발을 바라보며 인쿄와 둘이서 찬미의 말을 주고받는 것으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인쿄의 병폐를 잘 알고 있는 후미코는 지루한 모델을 하면서 때때로 싫은 얼굴을 할 때도 있었습니다만, 그저 대개는 잠자코 두 사람의 말을 흘려 듣고 있었습니다. 모델이라고는 하지만 그리기 위한 모델이 아니라, 정신이 이상한 노인과 청년의 네 개의 눈에서 쏟아지는 황홀한 시선 - 당사자로선 기분 나쁜 시선 - 의 표적이 되어 숭배 받는 모델이니 후미코의 입장도 꽤나 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오히려 아름다운 발을 갖고 태어난 것이 엉뚱한 성가심이 아니겠습니까? 평범한 여자라면 이런 당치도 않은 역할을 거절했겠지만, 그런 쪽엔 영리한 후미코인 까닭에 얌전히 노인의 장난감이 되어 시치미를 뗴고 있었습니다. 장난감이 되었다고는 해도 그저 맨발을 보여 주기만 하면 그것으로 상대가 까무러칠 정도로 기뻐하니,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이처럼 쉬운 역할도 없을 겁니다. 인쿄와 저 사이에 허물이 없어짐에 따라 인쿄는 점점 그 병폐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게 되었습니다. 저는 일종의 호기심에서 노인의 관심을 그쪽으로 끌기 위해 더욱 열을 올렸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물론 제 쪽에서도 스스로 자신의 게걸스러운 성향을 고백할 필요가 있었지만, 저는 오히려 필요 이상으로 과장해서 과거의 추한 경험을 얘기하여 인쿄의 머리 속에서 될 수 있는 대로 수치의 관념이 제거 되도록 노력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저는 타인의 비밀을 알고 싶어하는 단순한 호기심뿐만 아니라, 가슴속 깊숙이 잠재된 억누를 수 없는 욕구가 치솟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인쿄와 동행자가 되어 함께 꺼림칙한 감정의 밑바닥을 더듬으려 했는지도 모릅니다. 저의 고백을 듣자 인쿄는 심히 동감하며 그와 비슷한 자신의 경험을 꾸밈 없이 얘기해 주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육십여 세란 기나긴 세월의 경험은 우스꽝스러움과 추태와 기발한 점에서 저보다도 훨씬 풍부한 재료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것을 일일이 여기에 쓴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 전부 생략하겠습니다. 단지 그 기발한 일례를 든다면 인쿄가 모델판대신 사용한 대나무 걸상은 이번에 처음 이 방 한가운데 갖다 놓은 것이 아니라, 그가 전부터 종종 밀폐된 이 방안 걸상에 후미코를 앉혀 놓고 자신은 개 흉내를 내며 그녀의 발에 달라붙었던 적도 있다는 것입니다. 후미코에게 주인 어른으로 대접받기보다는 이런 흉내를 내는 것에 훨씬 쾌감을 느꼈다고 인쿄는 말했습니다. 마침 그 해 3월 말 인쿄는 정말로 은퇴를 하기 위한 절차를 끝내고 전당포를 딸 부부에게 넘겨준 후 시치리가 해변 별장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표면상의 이유는 당뇨병과 폐결핵이 점점 심해졌기 떄문에 거처를 옮겨야 한다는 의사의 권고에 따른 것이었습니다만, 실은 세상 사람의 눈을 피해 후미코와 아무 거리낌없이 맘껏 희롱하며 살고 싶었기 때문이었지요. 그러나 별장으로 옮긴 지 얼마 되지 않아 인쿄의 병세가 더욱 악화되었기 때문에 표면상의 이유는 결국 진짜 이유가 되고 말았습니다. 병에 대해서 꽤 강한 사람으로 당뇨병이라고 하는데도 술을 많이 퍼마시니 건강이 나빠지는 것도 당연했습니다. 게다가 당뇨병보다는 폐병이 우려되는 상태가 되어 저녁나절이면 연일 38, 9도의 열이 계속되었습니다. 전부터 조금씩 마르기 시작한 몸이 급속도로 쑥 빠져 반달 정도 사이에 몰라보게 수척해져서 후미코와 질펀하게 즐기며 소란을 떨 그런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별장은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산 중턱에 세워진 남향집인데, 인쿄는 햇빛이 잘 드는 10첩짜리 큰방에 기거했습니다. 밝은 툇마루 쪽에 머리를 두고 누운 인쿄는 하루 종일 이불 속에 있거나 삼시세때 식사 시간 외에는 일어날 기력도 없을 정도였습니다. 가끔씩 각혈을 하고 나면 새파란 이마를 천장으로 향한 채 죽은 듯이 눈을 감고 이미 각오를 한 듯한 비장한 모습을 보이곤 했습니다. 가마쿠라의 **병원의 S라는 의사가 하루 걸러 왕진을 와서는, <아무래도 상태가 좋지 않군요. 이렇게 열이 안 내려가면 의외로 빠를지도 모르며, 그렇지 않더라도 일년은 못 갈 것입니다> 하고 후미코에게 살며시 주의를 주는 상황이었습니다. 병세가 악화되자 노인은 차츰차츰 신경질적으로 변해 식사 때 음식의 간이 맞지 않다며 잔심부름을 하는 오사다를 붙잡고 자주 야단을 치곤 했습니다. 「이렇게 달아서 어디 먹겠냐구! 넌 나를 환자로 여겨 병신 취급을 하고 있는 게냐…….」 인쿄는 얼굴을 찡그리며 괴로운 듯한 목소리로 험악스런 말을 내뱉고는, 소금을 너무 많이 넣었다느니 조미료가 너무 과하다느니 이런 저런 생트집을 잡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원래 몸 상태에 따라 혀의 감각도 달라지는 법이라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먹여도 환자 맘에 들 리가 없었습니다. 그러자 인쿄는 드디어 발작을 일으켜 끼니때마다 오사다를 호되게 꾸짖었습니다. 인쿄의 타박이 너무 심해지면 후미코는 늘 이런 식으로 소리를 질렀습니다. 「또 그런 당치도 않은 말씀 하고 계시네. 음식이 맛이 없는 건 오사다 탓이 아니잖아요. 당신 입맛이 변했기 때문이잖아요. 환자 주제에 아무 말이나 막 하고 있네. 오사다! 상관없으니 치워라. 그렇게 맛없으면 안 먹으면 그만이지 뭐.」 그녀에게 이런 소리를 듣고 나면 마치 괄태충이 소금을 맞은 것 처럼 풀이 죽어 노인은 쓱 사라질 듯이 슬며시 눈을 감고 얌전해집니다. 이럴 때 후미코는 마치 맹수 사육사가 으르렁거리는 호랑이나 사자를 다루는 분위기여서 옆에서 보고 있는 사람은 가슴이 조마조마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자기밖에 모르는 막무가내 인쿄에게 어느새 이 정도의 권위를 휘두르게 된 후미코는 그때부터 가끔씩 환자를 내버려둔 채 별장을 비우고 어디론가 사라져서는 반나절이나 하루 종일 돌아오지 않는 날도 있었습니다. 「여보, 잠깐 물건 사러 도쿄에 다녀올게요.」 이렇듯 혼자말처럼 지껄이고는 인쿄가 좋다 싫다는 대답이 없어도 개의치 않고 외출 준비를 했습니다. 장에 가는 것치곤 화장이나 옷매무시에 지나치게 신경을 써 몸치장을 하고는 쏙 나가 버리는 것입니다. 후미코의 이런 난행(그렇습니다. 그것은 난행임에 틀림없습니다. 인쿄가 죽은 지 얼마 안 되어 그녀는 적지 않은 재산을 챙겨 배우였던 T씨와 결혼했습니다만, 필시 그때부터 사람들 눈을 피해 그 남자와 만났겠지요.)은 대단히 방약무인 격이었지만 본가나 친척들은 옛날부터 인쿄의 치정에 정나미가 떨어졌기 떄문에 뭐라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오늘내일을 알 수 없는 병상에 누운 노인이 지금에 와서 박정한 첩에게 학대당하는 운명에 빠진 것도 자업자득이니 도리가 없다는 식으로 친척들은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후미코 입장에서 보면 젊은 나이에 그만한 미모를 갖고 해골이나 다름없는 노인 옆에 붙어 매일매일 단조로운 바다빛만 지켜보며 하루하루를 지낸다는 것도 참으로 심사가 뒤틀리는 일이었겠지요. 처음부터 애정이라고는 털끝만큼도 없었을 테니, 이렇게 인쿄가 친지에게 버림받고 거동도 못하는 큰 병에 걸린 것을 호재로 삼아 빼낼 수 있는 것은 모두 빼내 이제 기회다 싶어 인쿄의 죽음을 채 기다리지 못하고 본성을 드러낸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후미코는 닷새에 한 번 정도 반드시 모습을 감추어 버렸습니다만, 그런 날따라 환자는 특히 기분이 안 좋아집니다. 후미코가 뭐라 한마디만 하면 형편없이 위축이 되어 고양이처럼 얌전해지는 주제에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불끈불끈 화를 내며 식모에게 애매한 화풀이를 하는 겁니다. 그렇게 화풀이를 하다가도 후미코가 돌아오는 게다 소리라도 들리면, 인쿄는 갑자기 꾸중을 멈추고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자는 척해 버립니다. 그 태도의 변화가 너무나도 이상해서 식모인 오사다도 웃음을 터뜨리지 않고는 못배겼던 것입니다. 별장에는 인쿄와 후미코 외에도 잔심부름을 하는 오사다와 찬모인 오산돈과 목욕탕 일을 돌보는 남자 도합 다섯 명이 살고 있었습니다. 후미코는 지금까지 말씀드렸다시피 환자를 제대로 돌보지 않았기 때문에, 환자를 간호한 것은 주로 오사다 한 사람이었습니다. 의사는 간호원을 두라고 권했지만 인쿄는 절대로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왜 그런가 하면 인쿄는 지금도 가만히 자리에 누워 일어나지도 못하는 몸이면서, 아직도 그 비밀스런 버릇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에 간호원이 있으면 즐거움에 방해된다고 생각했겠지요.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아름다운 발을 가진 후미코와 저와 오사다 세 사람 뿐입니다. 저는 인쿄가 가마쿠라로 이사한 뒤, 후미코보다는 오히려 후미코의 발이 그리워 계속 별장에 놀러 갔습니다. 후미코도 그렇게 매일 외출을 나갈 수도 없었고 말벗도 없어 심심해하던 차에 제가 찾아가면 언제나 대개 환영해 주었습니다. 저는 학교를 빠지고 2,3일 내리 별장에서 묵는 날도 종종 있었습니다. 그러나 후미코 이상으로 제 방문을 환영한 사람은 인쿄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 제가 없으면 인쿄는 그 비밀스런 욕망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병상에 누운 그에게 저의 존재는 후미코와 동일한 정도로 필요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등뒤에 욕창이 생긴 상태로 변소에도 못 가는 몸이 되어버린 까닭에 더 이상 개 흉내도 못 내고 가끔 후미코의 발을 보면서 자신은 어떻게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부득이 예의 그 걸상을 자기 머리맡에 갖다 놓게 하여, 후미코를 거기에 앉히고 저에게 개 흉내를 내게 하면서 그 광경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경우, 그것을 바라보는 인쿄는 쇠약한 체력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강한 자극을 느껴 마치 가슴을 도려내는 듯한 쾌감에 빠졌으리라 생각됩니다. 동시에 개 흉내를 내는 저 자신도 인쿄와 똑같은 자극을 받았고, 동일한 쾌감의 순간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때문에 저는 기꺼이 인쿄의 부탁에 응했습니다. 때때로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제가 자진해서 흉내를 연출해 보였습니다. 이러한 광경 하나하나는 지금 이 얘기를 쓰면서 회상해 보아도 정말이지 생생히 떠오를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후미코의 발이 제 얼굴 위를 밟아 줄 때의 그 기분, 그때 저는 밟히고 있는 제 쪽이 그걸 넋을 잃고 보는 인쿄보다도 확실히 행복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컨대 저는 인쿄의 대역이 되어 후미코의 발을 숭배하고 신성시하는 짓거리를 그의 눈앞에서 숱하게 해 보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후미코쪽에서 보면 두 남자가 자신의 발을 장난감처럼 다루는 모습을 보고는 정말 이 세상에는 얼빠진 놈들도 다 있구나 하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인쿄의 광란 증세는 저라는 적당한 짝을 찾아낸 까닭에 폐결핵의 증세와 더불어 나날이 심해 갔습니다. 그 가련한 노인을 이 지경까지 몰고 간 데에는 제게도 죄가 없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인쿄는 이윽고 제 짓거리를 구경하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자기도 어떻게든 후미코의 발을 만져보고 싶다고 애원하는 것이었습니다. 「후미코, 제발이지 네 발로 내 이마를 잠깐 밟고 있어 다오. 그래만 준다면 이제 죽어도 한이 없겠다…….」 가래가 가르랑 거리는 목으로 인쿄는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숨을 헐떡이며 가느다란 목소리로 이렇게 말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면 후미코는 아름다운 미간을 찡그리며 유충을 밟았을 때처럼 언짢은 표정으로 환자의 시퍼런 이마 위에 그 보드라운 발바닥을 잠자코 얹는 것입니다. 빛깔이 곱고 싱싱하며 기름기가 자르르 감도는 발 아래에 뼈만 앙상한 볼을 세우고 조용히 눈을 내리감는 환자의 얼굴, 그 흙빛을 띤 무표정한 병자의 얼굴은 아침 해에 녹아 가는 얼음 알갱이처럼 무한한 은총에 감사하면서 쌔근쌔근 잠자는 듯이 죽어 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어느 때는 그렇게 한 채 말라 빠진 양손을 가만히 머리 위로 가져 가 후미코의 발등을 만져보는 일도 있었습니다. 의사의 예언대로 금년 2월이 되자 인쿄는 결국 위독한 상태에 빠졌습니다. 그러나 의식은 제법 또렷해 때때로 생각이 난 듯 후미코의 발 얘기를 계속하는 것입니다. 식욕은 완전히 잃었지만 그래도 후미코가 우유라든지 수프 따위를 면헝겊 조각이나 뭔가에 적혀 발가락 사이에 끼워 입 쪽으로 가져 가면 환자는 그것을 탐욕스럽게 언제까지나 핥아댔습니다. 이 방법은 처음에 인쿄가 생각해 냈는데, 병이 깊어지고 나서는 줄곧 그게 습관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먹여 주지 않으면 누가 무엇을 갖고 와도 일체 응하지 않았습니다. 후미코도 손을 쓰지 않고 발로 해야 했습니다. 임종날에는 후미코도 저도 아침부터 머리맡에 내내 붙어 있었습니다. 오후 3시경에 의사가 와서 강심제 주사를 놓고 돌아간 뒤 인쿄는 알아듣지 못할 정도로 낮은 어조였습니다만, 확실한 발음으로 얘기했습니다. 「아, 아, 이젠 틀렸어…… 이제 곧 숨을 거둘 거야……. 후미코, 후미코, 내가 죽을 때까지 발을 얹어 다오. 나는 네 발에 밟히며 죽는다…….」 후미코는 예전처럼 무뚝뚝한 표정으로 잠자코 환자의 얼굴 위에 발을 얹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저녁 5시 반에 인쿄가 숨을 거둘 때까지 정확히 두 시간 반 동안 계속해서 밟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계속 서 있어 발이 피곤하면 머리맡에 걸상을 놓고 앉아 오른발과 왼발을 번갈아 가면서 얹어 놓았습니다. 그러는 동안 인쿄는 딱 한 번 <고맙군……> 하고 희미하게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러나 후미코는 역시 잠자코 있었습니다. <별도리 없지 뭐. 이젠 이것으로 끝이니까 참고 있어 주지……> 라고 말하는 듯한 엷은 웃음이, 제가 그렇게 생각해서인지는 모르지만 그녀의 입가에 훤히 들여다보이는 듯했습니다. 죽기 30분 정도 전에 니혼바시의 본가에서 달려온 딸 하쓰코는 그 이상야룻하고 게걸스럽고 우스꽝스럽고도 놀랍다고 할 수밖에 없는 광경을 목격해야만 했습니다. 그녀는 부친의 마지막을 슬퍼하기보다는 오히려 민망한 듯이 얼굴을 숙이며 앉아 있기 힘든 듯 몸이 굳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후미코는 태연히 부탁받은 대로 그러고 있는 것이라며 노인의 이마에 발을 얹고 있었습니다. 하쓰코 입장에서 보면 얼마나 괴로웠겠습니까만, 후미코는 후미코대로 본가 사람들에 대한 반감에서 그들을 우습게 여길 생각으로 일부러 그렇게 고집을 부렸는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그 고집이 뜻밖에 환자에게는 더없는 자비를 가져다 준 셈이었지요. 후미코가 그렇게 해준 덕분에 노인은 무한한 환히 속에서 숨을 거울 수 있었습니다. 죽어 가는 인쿄에게는 얼굴 위에 있는 아름다운 후미코의 발이 자신의 영혼을 맞기 위해 하늘에서 내려온 자색 구름으로 보였겠지요. 선생님! 쓰카코시 노인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을 맺겠습니다. 저는 그저 간단하게 줄거리를 말씀드릴 생각이었는데 어느새 길어져 장황한 글이 되고 말았습니다. 저의 서툴고 장황한 얘기 때문에 다소나마 선생님의 귀중한 시간을 빼앗은 것을 참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앞에서 말씀드린 인쿄의 얘기는 결코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일까요? 예를 들면 뿌리깊은 인간의 성정이라 할 수 있는 것, 그러한 암시가 이 얘기 속에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닐까요? 제 문장은 지극히 졸렬하지만, 선생님의 붓으로 거기에 분식(紛飾)을 가해 고쳐 주신다면 이상의 얘기만으로도 훌륭한 소설이 완성되리라고 저는 굳게 믿고 있습니다. 끝으로 진심으로 선생님의 문필이 나날이 번창하시기를 빌겠습니다. 다이쇼(大正) 8년 5월 모일
다니자키 선생님께 노다 우노키치. 후미코의 발<1> 후미코의 발<2> 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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